이 영화는 미국에서 2007년에 개봉한 <그 여가 작사 그 남자 작곡>은 휴 그렌트와 드루 배리모어가 연기한 알콩달콩한 로맨스 영화입니다. 한국에서 개봉할 때 제목이 원제 Music and Lyrics보다 훨씬 더 영화의 느낌을 살려서 많은 이들이 칭찬하기도 했었죠. 휴 그렌트를 좋아하는 1인으로서 그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는 게 안타까웠지만, 그럼에도 역시 영미권의 대표 로맨스 영화배우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2017년에 국내 재개봉을 할 만큼 대중성은 인정 받은 상업영화이죠. 오랜만에 다시 영화를 보면서 사랑과 꿈,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1. 사랑으로 돌아가는 길
알렉스 플랙처는 한 때 잘 나가던 그룹 POP의 멤버입니다. (아마도 남성 2인조 그룹 Wham!을 모티브로 한 것 같습니다.) 그룹의 다른 한 명은 솔로로 전향해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알렉스는 완전히 망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그의 매니저를 맡아온 크리스는 알렉스에게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팝스타 코라를 만나게 합니다. 그녀는 인도문화와 대중가요를 섞어 섹시한(저속한) 댄스를 추는 인기스타입니다. 막상 만나보니 코라가 알렉스를 좋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Pop의 노래를 자주 들었다는 거죠. 그녀는 알렉스에게 2주 뒤에 있을 콘서트에서 자신과 함께 부를만한 듀엣곡을 써달라고 합니다. 노래의 제목은 'Way back into love'로 해달라고 하면서요.
알렉스는 집에서 작업하면서 화초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관리하는 사람을 따로 두고 있었는데 하루는 원래 관리자 대신 다른 여성이 들어왔습니다. 그녀가 바로 소피,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그녀는 작가가 되려고 했다가 대학에서 연애했던 지도교수에게 배신당한 상처로 꿈을 접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그녀가 중얼거리는 말을 들은 알렉스는 그녀가 뛰어난 작사가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합니다. 그는 그녀에게 이 노래의 작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두 사람은 함께 곡을 만들며 사랑에 빠지고 곡은 완성됩니다. 그런데 코라가 곡을 완전히 다른 곡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대중에게 인기를 끌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곡의 의미는 완전히 퇴색되는 상황에서 알렉스와 소피는 다투게 됩니다. 어떻게든 다시 성공하길 원했던 알렉스는 소피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고, 그녀는 그를 떠납니다. 아직 알렉스는 소피보다 자신의 성공이 더 소중했던 것이죠.
코라의 콘서트 날이 되었습니다. 알렉스의 팬인 언니의 강요에 못 이겨 소피는 코라와 알렉스가 함께 공연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런데 알렉스의 새로운 곡이 나왔습니다. 자신을 향한 마음을 고백하는 노래에 그녀는 알렉스의 미안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곡'이 나옵니다. 코라가 편집한 곡이 아니라 자신과 알렉스가 처음 만들었던 노래 그대로였습니다. 알렉스가 소피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코라를 설득해서 원래 곡으로 완성시킨 것이었습니다. 탑스타가 참 착해요, 그렇죠?
두사람은 콘서트를 통해 극적으로 화해하고, 그 후로 많은 곡을 작사 작곡하며 성공적으로 살았다는 훈훈한 엔딩과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들에게는 과거의 상처가 있었고, 서로 다투면서 또 상처를 받았지만, 결국 사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걸었습니다.
2. 전형적인 영화
사실 너무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 호평보다는 혹평이 더 많은 영화입니다.
평론가들에게는 예술적인 가치는 거의 없는 '인스턴트 3분요리' 같은 fast food인 겁니다.
예측 불가능한 반전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스토리 진행에 단순하고 심플한 갈등 구조, 뻔한 결말. 이런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좋은 음악 덕분에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합니다.
(특히 노래는 정말 전체적으로 다 괜찮습니다. 심지어 콘서트장 코라의 노래까지도요.)
역시 흥행과 작품성은 정비례 관계가 아니라는 걸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죠.
저도 처음에 이 영화를 봤을 때 너무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면서 큰 기대 없이 봤는데 생각보다는 괜찮더라고요.
3. 80년대 팝의 정서
영화는 코라로 대표되는 '요즘' 팝가수들의 저속한 춤과 의상, 직설적이고 천박한 가사를 적당한 세기로 비판합니다.
비록 한물 간 가수가 되어 동창회 모임에나 가서 노래를 부르는 처지가 되었지만, 알렉스로 대표되는 '80년대 팝'의 발라드는 깊이 있는 가사, 순수한 정서로 여전히 계속 불러질만한 가치가 있는 보물인 것입니다.
영화에서 알렉스가 부르는 80년대 노래는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유산을 전해주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저도 요즘 노래보다는 8,90년대 노래가 더 좋습니다. 정말 그 시대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예술이 있었는데요. 지금보다 그 시기가 더 황금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보면서 제가 즐겨 들었던 Pop을 다시 한 번 들어보았습니다. 이제는 tape이나 cd가 아니라 유튜브, mp3를 통해서 듣지만요.
지나간 것들을 그리워하고 소중히 여기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그리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고, 사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요.
영화를 보며 인생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을 다시 곱씹어보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생각하지 않으시더라도 좋은 음악에 기분이 좋아지는 로맨스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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