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she'로도 무척 유명한 영국의 대표 로맨스 영화, <노팅힐>입니다.
1999년에 개봉한 후로 10년 동안 영국에서 이 영화를 능가하는 영화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대단하죠?
지금에서야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무척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었던 순수함이 듬뿍 담겨 있는 사랑 이야기이죠. '남자를 위한 신데렐라 영화'의 대표작으로 유명합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1. 노팅 힐의 평범한 이혼남
윌리엄 테커. 그는 영화 컨셉에 의해 몹시 평범한 이혼남인데요. 배우가 휴 그랜트라서 결코 평범한 외모가 아닙니다. 휴 그랜트의 싱싱한 모습이 참 예쁩니다. 어쨌든, 영화의 주인공 윌리엄은 웨스트 런던의 노팅 힐에서 조그마한 서점을 운영하며 살고 있는 소심한 남자입니다. 저희 남편과 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어느 날, 말도 안 되는 일이 그의 인생에 벌어지는데요. 세계적인 여배우 안나 스콧이 '우연히' 윌리엄의 서점으로 들어와서 책을 사간 겁니다. 몇 분 뒤 윌리엄은 오렌지 주스를 사서 길을 걷다가 '우연히' 방금 전 서점에 들어왔던 안나와 부딪혀 주스를 그녀의 옷에 쏟고 맙니다. 윌리엄은 안나를 자기 집으로 데려와 씻고 옷을 갈아입게 합니다. 그리고 집을 나서는 안나는 충동적으로 그에게 키스를 하고 헤어집니다. 며칠 후 안나는 윌리엄을 호텔로 초대하고, 그에게 여동생의 생일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 후에도 윌리엄은 여러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합니다. 안나는 소심한 그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인물이었고, 썸을 타는 과정 중에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방구석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을 때마다 그의 친구들은 그를 격려하고, 위로합니다. 또 어떤 친구는 애정이 듬뿍 담긴 책망을 하기도 합니다. (아니,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있단 말이야?) 주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평범한 이혼남, 윌리엄은 결국 영화 말미에 탑 스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2. 배버리힐즈의 셀럽
안나는 요즘 기준으로 말하면 '샐럽'입니다. 아주 뜨거운 스타죠. 하지만 처음과 다르게 지난 10년 동안 자신을 향한 미디어의 과도한 관심에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던 중 무척 순수해 보이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의 여동생 생일 파티에 가서 그녀는 윌리엄의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냅니다. 서로 누가 더 불행하고 찌질한가 대회를 열기도 하면서 속마음을 꺼내놓기도 했고요. 모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윌리엄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걸 알게 됩니다.
(외국 사람들은 이런 부분에서 한국 사람보다는 쿨한 것 같아요. 일반인 친구를 더 자연스럽게 잘 사귀더라고요.)
생일 파티를 마치고 윌리엄과 함께 산책을 하며 그와 더 가까워졌고, 호텔로 그를 데리고 올라갑니다. 그런데 자신의 방에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그녀를 찾아온 남자친구입니다. 윌리엄은 상처를 받고 돌아갑니다.
반년 후, 대형 사건이 터집니다. 안나가 무명시절 찍었던 누드 사진이 신문 1면에 공개된 겁니다.
상처받은 안나는 윌리엄을 찾아갑니다. 그녀를 잊지 못했던 윌리엄은 그녀가 괜찮아질 때까지 자기 집에서 지내도록 허락합니다. 하지만 윌리엄의 친구의 실수로 그녀가 윌리엄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기자들에게 알려지고, 안나는 윌리엄이 알린 것으로 오해하고, 분노하며 그를 떠납니다. 사실 그의 친구의 실수였는데 말이죠.
시간이 지나 안나는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다시 영국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촬영장에 윌리엄이 찾아옵니다.
그녀의 의도하지 않은 말실수에 윌리엄은 상처를 받고 돌아가고, 안나는 다음날 그의 서점에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이번에는 (그동안 많은 데미지가 누적된) 윌리엄이 그녀를 거절합니다. 현실적인 배경, 조건 차이를 넘을 수 없다면서요. 안나는 '나도 한 남자에게 사랑받길 원하는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며 그를 떠납니다. 이 장면에서 얼마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몰라요. 대중 앞에 서 있을 때보다, 화려한 조명 속에서 연기할 때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었어요.
3. 배경을 뛰어 넘는 사랑, 가능할까요?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는 걸 알게 된 윌리엄은 안나의 기자회견장으로 찾아갑니다. 안나의 마지막 영국 일정입니다.
윌리엄은 자신이 기자인 척 하면서 질문을 합니다.
"윌리엄씨와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할 생각은 없나요?" 안나는 없다고 대답합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윌리엄은 (자신의 소심함을 극복하고) 다시 질문합니다. "만약 윌리엄씨가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인정하고 용서해달라고 한다면요?"
안나는 감격하며 "네, 좋아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영국에 앞으로 평생 살 거라고 말합니다.
그 후로 두 사람은 영국에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더래요~~ 이게 영화의 엔딩입니다.
참 내용이... 뻔하죠?
지금 봐도 참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음악도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많이 비현실적인 스토리이긴 합니다. 그래서 열광했던 거겠지만요.
아무래도 제가 나이가 많이 들었나봐요... 조건이 비슷한 사람들도 결혼하고 많이 이혼하는 현실이 실제하니까요.
이제는 이런 이야기는 동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대리만족하기 좋은 영화, 마음이 따듯해지는 영화입니다.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지만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 휴 그랜트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다만 뻔한 로맨스 영화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다른 영화를 보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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